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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온라인에서 극단화되는가? - 디지털 알고리즘과 집단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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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6
조회수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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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는 손가락 몇 번만 움직이면 전 세계의 수많은 정보와 바로 연결된다. 스마트폰만 켜도 뉴스, 영상, 댓글, 각종 커뮤니티 글들이 쉼 없이 쏟아진다. 이렇게 정보 접근이 훨씬 쉬워진 디지털 환경은 분명 편리하지만, 그만큼 예상 못 한 부작용도 함께 가져왔다. 특히 주목할 만한 문제가 바로 온라인 극단화 현상이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정치적 주장이나 사회적 이슈, 젠더와 지역 갈등 등이 예전보다 훨씬 더 과격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졌다. 더 걱정스러운 건, 이런 극단화가 일부 특별한 사람들만 겪는 게 아니라 평범한 사용자에게도 쉽게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이렇게 쉽게 극단화되는 걸까? 이 현상에는 디지털 알고리즘의 구조와 인간의 집단 심리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우선 온라인 플랫폼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서비스들은 사용자가 플랫폼에 오래 머무를수록 수익이 늘어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시선을 오래 붙잡을 만한 콘텐츠를 먼저 보여주게 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인간 심리는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정보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한다. 본능적으로 위협이나 갈등,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내용에 더 관심을 쏟게 마련이다. 이런 특징은 결국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위험 신호에 더욱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어떤 사회 문제와 관련된 영상을 한 번 클릭했다고 해 보자. 그러면 알고리즘은 그 영상을 사용자의 관심사로 여기고 비슷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추천한다. 처음에는 별다른 색깔 없이 설명만 담은 영상일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자극적이거나 주장 강한 영상, 그리고 적대적인 구도가 뚜렷한 콘텐츠까지 추천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사용자는 이런 영상들을 반복적으로 접하면서 특정한 관점에 점점 익숙해지고, 결국엔 그 시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이렇게 반복해서 노출된 정보에 더 큰 신뢰를 갖게 되는 건 심리적으로 흔히 나타나는 현상과도 맞닿아 있다.

 

여기에 인간의 확증편향까지 더해진다. 사람들은 원래 자기 신념과 맞는 정보는 쉽게 받아들이는 반면, 반대되는 내용은 불편하게 느끼거나 아예 무시해 버린다. 온라인 알고리즘은 이런 성향을 한층 더 강화한다.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정보만 계속해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결국 비슷한 생각을 가진 주장만 접하게 되고, 다양한 관점을 비교하거나 비판적으로 살펴볼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정보 환경은 마치 메아리치듯 똑같은 의견만 되풀이해서 들려주는, 이른바 '에코체임버'가 된다.

 

하지만 온라인 극단화 현상을 단순히 알고리즘 탓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인간의 집단 심리도 큰 몫을 차지한다. 온라인에서는 사람들에게 익명성이 주어진다. 이 익명성은 현실에서 작동하는 사회적 통제나 책임감을 느슨하게 만든다. 얼굴을 맞대지 않고, 실명을 드러낼 필요도 없으니, 평소라면 꺼렸을 공격적이고 극단적인 표현도 쉽게 내뱉게 된다. 결국 현실에서는 차마 못할 말도 인터넷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나오게 되는 셈이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집단극화가 자주 일어난다. 집단극화는 비슷한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토론할수록 의견이 더 극단적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의 의견에 대한 지지가 많아질수록 점점 더 강한 표현을 쓰게 되고, 다른 사람들도 이에 영향을 받아 점차 과격한 입장으로 치우치게 된다. 구성원들은 집단 안에서 인정받고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 더 뚜렷하고 강한 태도를 내보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정체성도 큰 역할을 한다. 사람은 자신이 속한 집단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반대 집단은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런 경계가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특정 집단에 속한다는 의식이 강해질수록 상대 집단은 단순히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틀린 사람', 심할 경우 '공격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복잡한 사회 문제도 선과 악, 우리와 그들의 단순한 구도로 해석되기 쉽다.

 

특히 댓글이나 좋아요, 공유 횟수 같은 디지털 지표는 집단의 분위기를 바로 보여준다. 많은 사람이 지지하는 의견은 더 설득력 있어 보이고, 반대하는 의견은 쉽게 힘을 잃는다. 사람들은 대체로 다수의 목소리에 따르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런 구조에서는 특정 입장이 더 빠르게 퍼진다. 그러다 보면 소수의 극단적인 의견이 마치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극단적인 견해가 점점 더 강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온라인 극단화가 위험한 이유는 개인의 생각을 단순하게 만들고, 사회적 대화를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 있다. 극단적인 분위기에서는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점점 줄고, 복잡한 문제를 여러 층위로 바라보는 능력도 약해진다. 생각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기보다는 차단하거나 공격하는 방식이 익숙해진다. 이런 현상은 건강한 민주사회에 필요한 토론과 타협의 토대를 흔들 수 있다.

 

결국 온라인 극단화는 단순히 누군가의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환경과 인간 심리가 결합되어 나타나는 구조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메커니즘을 알고 스스로 경계하는 일이다. 우리가 무심코 누르는 클릭 하나, 짧게 다는 댓글 하나가 내 생각을 조금씩 한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정보가 우리의 마음과 생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태도일 것이다.


 ※ 참고문헌  

김로건, 김시원 and 안정민. (2022). AI 추천 알고리즘 편향성과 규제에 관한 연구. 정보통신정책연구, 29(2), 111-144.

나은영 and 차유리. (2012). 인터넷 집단극화를 결정하는 요인들: 공론장 익명성과 네트워크 군중성 및 개인적, 문화적 요인을 중심으로. 한국심리학회지: 사회및성격, 26(1), 103-121. 

이지윤, 박규동, 조민수. (2022). 추천 시스템의 편향 및 사용자 만족도 탐구: 체계적 문헌고찰 방법을 중심으로. 디지털콘텐츠학회논문지, 23(9), 1823-1832. 10.9728/dcs.2022.23.9.1823

정인성. (2025-08-13). 온라인 정치 커뮤니티의 정서적 양극화 : 디시인사이드의 사례. 비판사회학회 학술대회 자료집, 충북.

조하늬. (2026). 정보왜곡과 편향적 보도의 개선을 위한 미디어의 역할* -정치적 다원주의와 헌법적 한계-. 국가법연구, 22(1), 1-32.


출처 :: [한국심리학신문=박찬미(pcm4329@naver.com)]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1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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