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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인격을 소재로 만든 영화들

강용
2021-10-01
조회수 3641

'사이빌'에 등장한 16개 인격체 가진 여성


하나의 육체에 깃든 여러 정신, 다중인격
사이코, 프라이멀 피어, 칼라 오브 나이트, 스트레인저, 카인의 두 얼굴,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 이 영화들에는 공통적으로 하나의 정신질환이 등장한다. 바로 한 사람이 전혀 다른 두개 이상의 인격을 가지고 있는 다중인격이다. 영화 덕분에 우리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은 정신질환이 된 다중인격. 도대체 어떤 질병일까.

1999년 7월 5일, 미국 NBC TV 시사뉴스 프로그램 ‘데이트라인’은 워싱턴 대법원이 빌 그린에 대한 선고를 재심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그린은 한 여성을 잔인하게 강간한 죄로 기소됐으나, 나중에 그가 다중인격 장애를 앓고 있는 정신질환자로 판단돼 화제가 됐다. 그는 감옥에서 진행됐던 데이트라인과의 인터뷰 도중 여러 차례 다른 인격으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리포터였던 데니스 머피는 그의 자세나 목소리, 억양, 말하는 스타일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상세히 보도했다. 다중인격 증세를 실제로 목격한 많은 미국 시민들은 그의 무죄를 요구했고, 피해 여성조차 그가 유죄 선고를 받는 것에 반대했다. 이 사건은 미국 내에서 다중인격 장애 환자에 대한 법적 책임 논쟁을 야기하는 계기가 됐다.

여성 안에 존재하는 두명의 청년

‘다중인격 장애’란 ‘해리성 정체성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라고 불리는 정신 질환으로서, 한 사람이 둘 이상의 인격을 가지게 되는 질환을 말한다. 다중인격 장애 환자들은 한번에 한 인격이 그 사람을 지배하며, 대체로 변화된 인격에서 원래 인격으로 돌아갔을 때 그동안 생긴 일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해리성’이란 정상적인 의식 상태로부터 벗어나 기억을 상실하거나 자신의 정체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해리 현상은 보통 사람들에게도 종종 일어나는데, 대화 도중에 의식이 잠깐 다른 곳에 가 있다거나, 최면에 잘 걸리는 경향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중인격 장애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영화나 소설 등 대중 매체를 통해 우리에게 친숙해졌다. 다중인격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소설은 영국의 소설가 로버트 스티븐슨이 쓴 괴기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1886)다. 학문적 열정과 고매한 인격을 가진 지킬박사는 인간의 마음속에 내재한 선과 악을 분리해낼 수 있는 약품을 개발하는데 성공한다. 약의 효과를 테스트하기 위해 직접 실험대에 오른 그는 사악한 하이드로 변해 연쇄 살인을 저지르고, 나중에는 약을 먹지 않아도 하이드로 변해 지킬박사로 되돌아올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 이 작품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지킬박사의 파멸을 통해 대립적이며 모순적인 인간 성격의 단면을 형상화하고 있다.

대중문화 속에 다중인격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57년 출판된 ‘이브의 세 얼굴’이라고 볼 수 있다. 코르벳 틱핀과 허비 크렉클리가 쓴 이 사례집은 크리스틴 비아참이라는 다중인격 장애를 앓고 있는 여성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아주 내성적이고 얌전한 성격이었던 그녀는 1898년 어느날 난데없이 명랑하고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로 돌변한다. 크리스틴과 전혀 다른 인격을 가진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샐리라고 밝혔는데, 크리스틴은 샐리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녀의 주치의였던 프린스박사는 ‘한사람이면서 동시에 두사람인 처녀’라는 제목으로 그녀의 증상을 학계에 보고했고, 이 사건은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그 후 놀랍게도, 전혀 다른 성격의 또 한 인격이 크리스틴 안에 내재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세 인격이 하나의 육체를 공유하고 있었던 셈이다. 세번째 인격은 스스로의 이름을 밝히지 않아 ‘이브’라고 명명됐다. 이 책은 후에 영화로까지 만들어져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76년 TV 시리즈로 만들어지기도 했던 ‘사이빌’은 다중인격 장애를 대중들에게 더욱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베스트셀러였던 이 책은 사이빌이라는 미국 여성이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심한 육체적 학대를 받아 영국식 억양의 여성들과 두 청년을 포함해 16개의 인격체를 가지게 된 사건을 자세히 보고하고 있다. 몇년 전, 전문대 미술강사 경력을 가진 메이슨이라는 여성이 자신이 사이빌의 실제 모델임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신분열증과 큰 차이

다중인격은 영화나 소설에서 자주 다루어질 만큼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환이지만, 흔한 질병은 아니다. 다중인격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 수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아직 일치된 의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일반적으로는 지금까지 1천명 내외의 환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정신과 입원환자의 0.5-2% 정도라는 보고도 있다.

훨씬 더 많은 숫자가 이 병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정신과 의사인 유진 블리스박사는 지난 10년 사이 다중인격 장애 환자가 급격히 늘었으며, 자신만 해도 지난 5년 사이 약 1백명의 다중인격 장애환자를 상담한 바 있다고 보고했다. 최근 들어 다중 인격에 관한 의학 보고서나 학술서적, 논문집들도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 통계에 따르면, 다중인격에 관한 서적은 이미 1백20권을 넘었으며, 대부분은 지난 10년 동안 발간된 것들이라고 한다.

다중인격 장애의 발병률이 명확하지 않은 이유는 진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은 매우 심한 경우들이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다중인격 장애 환자들은 자신의 증세를 감추려 하며, 정확한 자신의 증세를 모르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오랫동안 여러 진단명으로 불리다가 한참 후에야 다중인격 장애로 확진되는데, 확진까지는 평균 7년이 걸린다고 한다.

다중인격 장애가 얼마나 진단하기 힘든 것인가는 영화 ‘프라이멀 피어’에 잘 나타나 있다. 주인공 스탬플러는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한 대주교를 살해한 죄로 기소되나 다중인격자인 척 행세해, 법적 책임을 면제받는다.

다중인격 장애는 종종 정신분열증과 혼동되기도 한다. 사람이 어느 순간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변하면, ‘미쳤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신분열증의 경우, 정신분열 상태일 때 현실감 없이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데 반해, 다중인격 장애 환자들은 각각의 인격들이 나름대로 현실감을 가지고 행동하며 통합적인 사고도 가능하다. 다시 말해, 다중인격이 성격의 분열인 반면, 정신분열증은 인지와 감정의 분열인 것이다.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에서도 다중인격 장애는 정신분열증으로 혼동된다. 착하고 이해심 많은 경찰 ‘찰리’는 치욕적인 모욕을 당하자, 그 동안 참아왔던 분노가 한 순간에 폭발하면서 포악한 성격을 가진 ‘행크’라는 다른 인격으로 변한다. 영화에서는 그의 질환을 심각한 정신분열증으로 진단하지만, 찰리와 행크가 각각의 인격 상태에서 현실감을 가지고 행동하며, 이전의 인격 상태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다중인격 장애로 보는 편이 낫다.


프라이멀 피어의 명장면

어린시절 충격에 대한 방어 메커니즘

다중인격 장애에 걸리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정신 작용에 관해 잘 알지 못하던 1700년대만 해도 이런 장애는 ‘악마에 사로 잡혀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았다. 그러나 정밀한 사례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유년 시절에 받은 육체적 또는 성적인 학대가 다중인격 장애를 일으킨다고 한다.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 끔찍한 사고의 목격 등 정신적인 외상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중인격 장애환자 1백명을 조사해 본 결과, 사례들 중 86%가 성적인 학대를 받은 과거력이 있었고, 75%가 반복적인 신체적 학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45%는 아동기에 폭력적인 죽음을 목격하기도 했다. 정신과 의사들은 이것을 심한 학대나 정신적인 외상으로부터 받은 충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또는 대면하고 싶지 않은 현실을 피하기 위해서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다중인격자들도 끔찍한 학대를 받은 경험들이 있다. ‘스트레인저’의 경우, 주인공 사라는 아버지의 심한 성적 학대와 아버지가 어머니를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한 후 다중인격자가 된다. ‘카인의 두 얼굴’에는 아버지가 다중인격을 연구하기 위해 자신의 자식에게 일부러 정신적인 충격을 가해 다중인격을 유발하는 내용이 나온다.

신경과학자들은 현재 다중인격 장애 환자의 뇌 기능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까지 많은 연구가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연구 방향은 크게 두가지 흐름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정신적인 외상이나 육체적 학대가 뇌의 생리학적 기능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연구하는 것으로, 이 분야를 연구하는 신경과학자들은 뇌가 심리적인 외상에 어떻게 적응하는 지에도 관심이 높다. 다른 하나는 ‘측두엽 간질’과 해리 현상 사이의 연관성을 임상적으로 밝히는 연구다. 이 분야는 다중인격 장애가 간질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나오면서부터 시작됐다. 컴퓨터를 이용한 양전자 단층 촬영에 따르면, 다중인격의 변환 과정 동안 측두엽의 혈류가 변화한다고 한다. 인격 전환 과정은 뇌의 생리학적 변화를 동반하며, 양쪽 측두엽과 연관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화사의 이정표를 세운 사이코의 살인 장면

내 속에는 내가 너무 많다

다중인격을 다룬 영화들에는 대체로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마지막 반전’이 존재한다는 사실인데,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주인공이 다중인격 장애 환자임이 드러나면서 사건의 미스터리가 풀린다. 영화 사이코나 칼라 오브 나이트, 카인의 두 얼굴은 서로 다른 사람이라 믿었던 등장인물이 동일 인물임이 밝혀지면서 반전을 이루고, 스트레인저는 피해자가 결국 가해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반전이 일어난다. 프라이멀 피어는 다중인격을 다룬 일반적인 영화들과는 달리, 주인공이 다중인격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반전을 이룬다. 영화에서 다중인격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이같은 반전 효과를 노리기 때문일 것이다.

또, 이들이 대체로 어린 시절 성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으며, 주로 가해자가 ‘부모’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영화에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가 반드시 등장하는 점도 공통된 특징이다. 영화 속 다중인격자의 인격 수가 대체로 다루기 쉬운 ‘2-4개’ 정도라는 것도 비슷하다. 실제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인격 수는 평균 6명 내외이며, 많은 경우 26명의 인격이 한 육체 안에 존재했다는 보고도 있다.

다중인격자들은 주로 살인을 저지르는 흉악범으로 등장한다. 실제로 다중인격자가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지르는가에 대해서는 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지 않다. 다만 강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좀더 공격적인 자아가 등장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다중인격자는 해리성 정체성 장애라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기 때문에, 그 상태에서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 그래서 프라이멀 피어에서처럼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중인격자에게서 나타나는 각각의 인격을 서로 다른 사람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한 사람이 가지는 인격의 서로 다른 측면으로 볼 것이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또 다중인격 장애에 대한 진단 판정이 얼마나 객관적이고 정확한가도 법정에서 중요한 이슈가 된다. 실제로 연쇄 살인범 케네스 비앙키는 ‘다중인격자가 병적인 상태에서 저지른 죄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이 없다’는 점을 이용해 법망을 피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비앙키는 1977년 10월부터 1978년 2월까지 LA 근교에서 무려 12명의 젊은 여성을 살해한 연쇄 살인마다. 경찰로 변장한 그는 창녀나 젊은 여성을 유인해 강간한 다음,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해 할리우드 동쪽 언덕에 버렸다.

1979년 1월 비앙키가 워싱턴 주 벨링엄으로 이사를 가면서 LA 근교 연쇄살인은 끝이 났지만, 작은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낀 그는 다시 예전 생활로 돌아가 두 여자를 살해했다. 워싱턴에서 체포된 그는 자신이 다중인격 장애에 시달리고 있으며, 살인은 자신이 아닌 ‘스티브 워커’라는 또다른 인격자아에 의해 자행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러한 주장은 논쟁 끝에 거짓임이 판명 났고, 그는 감옥에 수감됐다. 만약 의사들이 그의 거짓 연기에 속아넘어갔다면, 연쇄살인범을 풀어주는 큰 실수를 저지를 뻔했던 것이다.

영화 속에 다중인격자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의 폭력적인 본성과 연관짓기 쉽고, 막판 반전이 주는 극적 전환이 미스터리의 맛을 느끼게 한다는 점 등이 아마도 영화 감독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춰졌을 것이다. 하지만 다중인격자의 삶이 극적이고, 그들의 행동과 증세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것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다중인격자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다양한 성격을 공유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어느 가수의 노래에도,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라고 하지 않았던가! 다중인격은 인간의 행동을 지배하는 무의식적인 본성과 선과 악의 대립적인 양상을 가장 극적인 형태로 표출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중인격을 소재로 만든 영화들

| 사이코 (Psycho, 1960) |


영화 사이코 (Psycho, 1960)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앤소니 퍼킨스, 베라 마일즈, 존 개빈 주연. 노먼 베이츠는 모텔 뒤 낡은 저택에서 노모와 단둘이 살며 베이츠 모텔을 운영하고 있다. 노먼은 투숙객 마리온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고, 이를 질투하는 노모는 샤워실에서 그녀를 무참히 살해한다. 그녀를 추적해 온 사립 탐정 역시 노모에 의해 살해되지만, 노모와 그녀의 정부가 몇년 전 아들 노먼에 의해 살해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다. 연쇄 살인은 다중 인격자인 노먼이 자신의 어머니로 인격 전환된 상태에서 저지른 일인 것이다. 공포영화의 이정표이자, 작가주의, 정신분석학, 페미니즘 등 온갖 영화 논쟁의 중심에 섰던 영화로, 히치콕 영화 중 최고 걸작의 하나로 꼽힌다. 1998년 구스 반 산트 감독에 의해 리메이크 되기도 했으나, 원작의 작품성에는 크게 못미친다는 평이다.

| 프라이멀 피어 (Primal fear, 1996) |
그레고리 홀비트 감독, 리차드 기어, 에드워드 노튼 주연. 청년 아론 스탬플러는 대주교를 살해한 죄로 경찰에 체포된다. 그러나 그는 대주교에게 책을 돌려주려고 그 방에 들어갔다가 그만 정신을 잃고 쓰러졌는데, 깨어나 보니 온몸이 피범벅이 돼 있었다고 변명한다. 스탬플러가 다중인격자임을 알게된 베일 변호사는 재판 중에 검사가 스탬플러를 흥분하도록 유도해 다른 인격으로 전환되도록 연출한다. 재판장은 그를 정신과 치료 후 석방키로 판결한다. 그러나 결국 그것이 스탬플러의 연극이었음이 드러난다. 에드워드 노튼의 소름끼치는 연기가 압권이다.

| 스트레인저 (Never talk to stranger, 1995) |


영화 스트레인저 (Never talk to stranger, 1995)

피터 홀 감독, 레베카 드 모네이, 안토니오 반데라스 주연. 미혼의 심리학자인 사라는 우연히 알게된 낯선 남자 토니에게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쫓기는 신세가 된다. 결국 그가 그녀의 전 애인의 실종 사건을 추적하던 사립탐정이며, 그 과정에서 그녀를 사랑하게 됐음을 알게된다. 그로부터 얼마 후 경찰은 토니와 아버지의 시체를 발견한다. 사라는 토니가 아버지를 살해했고, 놀란 자신이 정당방위로 토니를 살해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어린 시절 아버지의 성적 학대와 아버지가 어머니를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한 충격으로 사라가 다중 인격자가 됐음이 밝혀진다. 사라가 다른 인격 상태에서 저지른 살인이나 행동을 기억하는 장면은 다중인격자의 일반적인 증세와 어긋난 것이다.

| 카인의 두 얼굴 (Raising Cane, 1992) |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 존 리쓰로우, 로리타 데비도비치 주연. 케인과 카터는 닉스박사의 아들로, 아버지의 실험에 필요한 아이들을 납치한다. 카터는 아내의 불륜을 눈치채고 아내를 죽인 후 그녀의 정부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기도 하는 등 온갖 사악한 짓을 저지른다. 알고 보니 그들의 아버지인 닉스박사는 ‘카인의 두 얼굴’이라는 다중인격자를 다룬 의학보고서로 베스트셀러가 된 과학자이며, 그는 자신의 아들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주어 다중인격자로 만든 후 관찰했던 미치광이 과학자였다. 심리학자의 입을 통해 다중인격 장애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 나오며, 최면을 통해 각각의 인격을 유도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 (Me, myself, and Irene, 2000) |
바비 페럴리, 피터 페럴리감독, 짐캐리, 르네젤웨거주연.‘ 덤앤더머’‘메리에겐뭔가특별한것이있다’등을연출한 페럴리 형제의 작품이다. 베테랑 경찰 찰리는 평소에는 온순하고 성실한 경찰이다. 늘 참기만 하던 그가 그동안 참아왔던 분노를 한 순간에 터뜨리면서 포악한 성격의 행크라는 다른 인격으로 변한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연행돼 온 아이린이 나타나면서 찰리와 행크는 엽기적인 삼각 관계에 휘말리고, 화장실 유머는 시종일관 관객을 사로잡는다. 다중인격 장애를 다룬 다른 영화들과는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많이 다른‘ 유쾌한 코미디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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