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소식

HOME > 센터소식 > 심리학 소식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대한 애도 심리학

강용
2022-08-19
조회수 758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대한 애도 심리학


[앵커]
사랑하는 사람을 갑자기 떠나보낸다면 그 충격이 더욱 클 텐데요. 유족들의 대부분은 상실감을 극복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애도의 과정을 통해 슬픔을 치유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모든 죽음은 슬프고 힘들죠. 

그런데 오랜 지병처럼 예상된 상실보다 사고로 인한 그런 갑작스러운 이별이 훨씬 더 강한 트라우마를 남긴다고 들었습니다. 어떤가요?

[인터뷰]
모든 죽음은 사실 큰 상처를 남기기 마련이죠.

 남아 있는 분들한테 고통스러운 순간이니까요.

 근데 이제 갑작스러운 상실을 경험하게 되면 미처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실을 경험하니까 그 자체가 극복하기 훨씬 더 어렵게 됩니다.

느끼는 어려운 점이 어떤 것인가 하면 이게 큰 대비현상이 있어요.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 사망해서 대단히 슬픔 속에 있는데 나를 제외한 다른 세상은 평온하게 그대로 진행되는 것 같거든요.

 그 둘이 너무 대비되니까 이 불일치감을 자기가 어떻게 수용해야 할지 잘 가늠이 안 되는 것이죠. 

그래서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슬픔, 그들이 겪는 증상들을 '외상 후 애도 증후군'이라고 새롭게 불리고 있습니다.

외상 후 애도 증후군인데 가장 많이 알려진 외상 후 심리 스트레스 장애가 있잖아요.

 PTSD 하는 여러 가지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게 되었을 때 신체나 심리적으로 당하는 이런 증상을 말하는 데 거기에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에서 오는 우울이라든지 불면, 공황증상, 이런 것들을 합치면 애도의 느낌이 있잖아요.

 애도 증후군을 결합한 '외상 후 애도 증후군' 이 말은 사실 세월호 참사 이후에 국내 여러 전문가들로부터 많이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앵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어떤 사고를 겪고 나서 그 사고에 대한 공포가 주원인이라면

 '외상 후 애도 증후군'은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상실로 인한 슬픔이 작용한다는 말씀인데요. 

외상 후 애도 증후군,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인터뷰]
사실 어느 정도는 상실을 경험했을 때 시간이 6개월 정도 지나면 자발적으로 나아지는 상태가 되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시간이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슬픔이라든지 사망한 사람에 대한 기억이 계속 나서 아

무 일도 할 수 없다든지 그 고통을 계속 느끼는데, 

특히 이렇게 고통이 길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사망의 원인에 대해서 자기 탓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있을 때 좀 더 잘해줄 걸 그랬다는 죄책감이 많이 느껴질 경우에 이 애도 과정이 잘 진행이 안 되기 때문에 

애도 증후군 자체가 계속 지속할 수 있는데 심할 경우에는 일상 사회생활 자체가 안될 수 있고 

아주 심할 경우에는 자살 충동을 느끼게도 한다고 합니다.

[앵커]
이렇게 갑작스러운 상실을 겪게 되는 경우에 심리적인 변화의 단계가 있다고 들었거든요. 어떤 변화를 겪게 되나요?

[인터뷰]
사실 상실 경험을 하면서 애도를 해야 하는 그런 단계가 있는데 학자에 따라서 4단계도 있고 5단계도 있고 6단계도 있는데 

가장 간단한 4단계를 설명해 드리면 첫 번째 단계에서는 충격과 무감각의 시기라고 하는데요.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을 때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보이는 반응이 무엇이냐 하면 이것이 사실일 리가 없다는 부정하는 마음 

그리고 실제로 그 현실 자체를 직면하고 싶어 하지 않고 회피하려고 하는 태도가 매우 많은데, 

사람에 따라서 개인차가 있어서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납니다. 

한쪽은 상실돼서 감당하기 어려우므로 내부에서 감정이 대단히 불안정해지면서 주로 상실 자체에 대한 분노의 감정 같은 것,

 왜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났는가 이렇게 반응을 보일 수 있고 한쪽에서는 

그 반대로 완전히 우리가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무감각해져서 그 자체를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고 

정신이 멍해지게 되는데 사실 두 번째처럼 우리가 보통 일상적인 반응을 보여줄 때 나타나는 

음성 증상들이 훨씬 더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단계가 되면은 사망한 사람, 고인에 대해서 강한 그리움을 표현하는 시기가 옵니다. 

너무 그립고 다시 보고 싶고 한데 다시 볼 수가 없잖아요. 마음이 방황하게 되고 

이런 단계에서는 슬픔과 그리움 때문에 고인에 사진과 유품을 넋을 놓고 바라보는 단계가 됩니다. 

좌절감이나 슬픔이 가득한 단계가 되겠고요.

세 번째 단계에서는 우리가 와해한다고 하는데 와해와 절망감을 느끼는 시기가 옵니다.

 더 극심해지는 것이죠. 왜냐하면, 그렇게 그리운데 사실 만날 수 없다는 냉험한 현실 자체를 직면하는 시기가 되는 것이죠.

 너무너무 보고 싶지만,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 그 사실을 나의 현실에 접합시켜야 하니까. 

어떤 느낌이 드느냐면 "이때는 사는 게 참 허망하다." 

또 여러 가지 절망감을 느끼고 잠도 잘 안 오고 음식도 잘 못 먹고 이런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태가 세 번째 단계로 오고

 이게 피크를 이룬 다음에 네 번째 단계에서는 재조직하고 회복하는 그런 시기가 됩니다.

이때는 부정적인 감정들이 조금 무뎌지고 그때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좋았던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 그런 단계가 되고 

그때는 뭔가 있었던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게 되는데 

이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어떤 평상적인 생활로 다시 회복되는 경험하게 되고 

어떤 분들은 삶의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서 내가 그 사람 몫까지 더 열심히 살아야 하겠다고 결심하는 단계가 옵니다.

[앵커]
이렇게 봤을 때는 네 번째 단계가 가장 좋은 단계인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는데, 

애도의 네 단계를 모두 다 거치는 것이 정서적 회복에 더 도움이 된다고요?


[인터뷰]
애도 자체를 너무 급하게 마치 우리가 내용은 없이 결론만 남아있게 되면은 그 자체가 충분히 자기 안에 소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치 속은 다 곪아 있는 데 뚜껑만 덮어 놓은 것처럼 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어떤 분들이 힘들어하냐면 특히 주변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거나 자기 자신이 남한테 뭔가 잘 표현하는 

성격이 아닌 분들이 이 애도 과정이 진행 안 되기 때문에 겉으로 보면 괜찮은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되게 울고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경우는 되게 우울감을 많이 느끼게 되고 또 죽음에 대해서 몰두하는 경향을 보이고 사회적으로도 고립되는 경우가 됩니다.



[앵커]
떠난 고인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남겨진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충분히 슬퍼하는 애도 과정이 꼭 필요하겠습니다. 

상실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나의 마음을 말하지 않아도 알아줄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위로를 해줘야 할까요?


[인터뷰]
그게 참 어렵죠. 다 똑같이 느끼는 것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대단히 중요한 데, 

하나는 주변인들이 정말 진심으로 위로해주는 '정서적 지지'가 중요하고, 

두 번째는 슬픔을 누군가와 이야기할 수 있는 자기 개방시간의 시간이 치료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언가 그것을 이야기할 기회를 줘야 하는데 너무 재촉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그래서 위로를 하실 때 몇 가지 주의할 점을 짧게 말씀드리면 하나는 '아픔에 대해서 무언가 충고하거나 가르치려고 하지 마라.

' 그 사람이 뭔가 도움을 요청한다면 이야기해 줄 수는 있지만 뭔가 "이렇게 해라." 이렇게 말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되고요.

또 하나는 "너무 자세하게 슬픔의 기간이라든지 애도에 관해서 묻지 마라." 그리고 "나도 옛날에 그런 경험 했어.

" 자신이 겪은 상실과 그 사람의 상실을 비교하려고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유족에 대해서도 잘 견디고 계십니다." 

이런 식의 겉으로 이야기하는 어떤 격려와 같은 것도 가능하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앵커]
위로할 때도 주의해야 할 점이 상당히 많이 있군요. 

이제는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볼 텐데 일단 건강하게 극복하는 자체가 중요하잖아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인터뷰]
가족이 중요합니다. 함께 있는 가족들이 그 슬픔을 같이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족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가 대단히 중요한데

 그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그런 느낌들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만약에 이야기하는 것이 어렵다면 함께 가족사진을 보면서 함께 우는 것도 애도 과정에서 대단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각자의 슬픔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한데 만약에 6개월 이상 너무 힘들게 진행된다고 할 때는 일반적으로 잘 해결이 안 됩니다. 

그때는 반드시 상담 전문가와 말씀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겠고요. 가장 중요한 것이 그거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잖아요, 

혼자 가두면 애도 과정이 진행 안 됩니다. 

누군가와 이것을 터놓고 정서적으로 위로를 받는 그런 경험이 치유되는 것입니다.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