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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쌓인 응어리… 홧병환자 절반 우울증 동반

한국심리상담센터
202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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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에 쌓인 응어리… 홧병환자 절반 우울증 동반


대한민국에 사는 ‘원주민’만 걸린다는 화병(火病)에 대한 표준 진료 가이드라인이 국내 처음으로 만들어진다. 

화병연구센터가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원 지원을 받아 지난해부터 수행하고 있는 화병 진료 지침 개발이 그것이다.
화병은 ‘울화병’의 준말이다. 강한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해 속상함, 억울함, 분함, 증오 등 감정을 가슴에 쌓아 생긴다. 

1996년 미국정신의학회는 화병을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한 정신 질환의 일종으로 질병 목록에 등재했으며 ‘Hwabyung’이라는 한국 병명 그대로 표기했다.

연구팀이 9일 공개한 121명 대상 1차 역학 조사 결과, 실제 화병 진단을 받은 사람은 75명(61.9%)이었다.

 경제 수준별로는 75명 중 56%(42명)가 ‘중하 이하’에 해당된다고 답했으며 ‘중상 이상’인 경우는 9.3%에 불과했다. 

성별로는 90% 이상이 여성이다. 직업별로는 전업 주부가 41%로 가장 많았으며 판매·서비스, 사무직, 무직 순으로 나타났다. 

화병 환자 가운데 70%가 종교를 갖고 있었던 점도 눈길을 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종교를 통해 위안을 받기보다 도리어 죄책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병의 원인에 대한 분석 결과(75명 중 1명 제외한 74명 조사) 남편의 외도가 47.3%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시댁(고부간 갈등) 17.6%, 재정 문제 14.9% 순이었다. 

화병 환자들은 나름대로 힘겨운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고 대부분은 여전히 그런 상황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경우다. 

이겨낼 수 없는 스트레스가 누적되는 경우가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많다는 얘기다.

문제는 화병 환자들의 상당수가 다른 정신 질환이나 신체형 장애를 함께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화병 환자 75명 가운데 48%(36명)가 우울증을 동반하고 있었으며 화병과 불안 장애(4%), 화병과 신체장애(5.3%)를 동시에 겪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화병과 우울증, 불안 장애를 함께 앓고 있는 이들도 18.7%나 됐다.

화병을 장기간 앓은 후에는 분노보다는 포기, 체념으로 마음이 바뀌어 우울증과 겹치게 되는데, 나이들수록 이런 경향이 짙어진다.

 김 교수는 “화병 단독, 우울증 단독에 비해 두 질환이 동반될 경우 정신적 문제와 함께 신체 증상도 훨씬 심각해진다”면서 “간이정신진단검사(SCL-90-R) 결과 화병+우울증> 화병 >우울증 순으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병과 우울증, 불안 장애는 주 증상과 진단 기준이 서로 다른 질환이어서 향후 치료에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한편, 화병 환자들이 자주 노출되는 신체 질환(복수응답)은 만성위염, 역류성식도염 등 소화기병이 46%로 가장 많았으며 디스크 등 근골격계 질환 38%, 내분비 질환 34%, 고혈압 등 순환기병 20%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신체 질환과 화병이 복합적으로 나타났을 경우, 질환 치료와 함께 화병에 대한 관리가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함께 진행되기는 쉽지 않다. 김 교수는 “실제 이번 조사 대상 환자 중 화병을 치료 가능하다고 생각한 경우는 68%에 달했지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 이들은 16%뿐이었다”면서 “화병은 긍정적으로 분노를 줄이고 자기감정에 대한 조절 능력이 강해지면 증상이 자연스레 사라지지만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심하다면 전문 클리닉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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